아들일까? 딸일까?
오늘 아내와 막내 하린이와 함께 기대되는 발걸음으로 서쪽 와이타케레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원래는 노스쇼어에 있는 병원에서 초음파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의사의 병결로 인해 서쪽으로 예약 변경되었습니다. 기대되는 마음으로 조금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예상 시간보다 빨리 도착하게 되어 근처 하오디 커피집에서 커피를 먼저 마셨습니다. 아내와 저의 몇 안되는 공통된 취미생활은 카페 가서 커피를 마시고 커피 맛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플랫화이트의 맛은 부드럽고 좋았는데 아이스오크밀크바닐라라테는 오트와 커피가 조금 따로 노는 듯하고 바닐라 시럽이 많이 들어갔고 커피 샷이 부족했던 맛이어서 큰 평점을 주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카페 분위기와 형제/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모습 그리고 친절한 안내는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기에 적합한 카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아내 초음파 검사를 위해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은 또 다른 막내인 뱃속의 축복이의 건강상태와 성별을 확인하는 20주차 초음파가 진행되는 날입니다. 함께 내진을 하고 싶었지만 하린이가 동행하고 있어 밖에서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요즘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하린이로 인해 밖으로 나가 주차장에서 그리고 건물 주위를 걸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는 건강할까? 과연 이번에는 아들일까? 딸일까? 하린이는 언니가 될지 아니면 누나가 될지 궁금한 시간이었습니다.
대략적으로 마칠 때쯤 안으로 들어갔는데 여전히 아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검사가 잘못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병원에 오면 언제나 사람의 마음은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드디어 아내가 밖으로 나왔고 오늘 진료 담당의가 자녀가 아파서 늦게 부랴부랴 도착해서 진료시간이 길어졌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긴장되는 성별에 대한 소식은 아내의 예상대로 아들이었습니다. 너무나 선명하게 보여서 부인할 수 없는 확실한 소식에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우리 가정에 가장 적합한 성별의 막내를 주셨으리라 믿으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1년 6개월된 하린이는 여전히 엄마 뱃속에 아이가 있는지도 모른채 마냥 좋아하고 있어 아이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줘도 반응이 없습니다. 양가 부모님께 소식을 먼저 알리니 내심 성비균형을 위해 딸을 원하셨던 분들이라 아쉬워했지만 모두 축하해주셨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두 아들들은 막내가 ‘남자’라는 소식에 반가워하며 기뻐했습니다. 둘째 현준이는 여동생 그리고 남동생도 생겼다는 기쁨에 기대하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아직까지 우리 가정에 새로운 생명을 주셨다는 그 사실이 믿겨지지 않지만 둘이 만나 세명의 자녀를 이미 주셨고 뱃속에 또 다른 생명을 준비케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금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돌아봅니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자녀들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가족을 통해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 사랑하고 섬겨갈 수 있는 기회와 특권주심에 감사하고 부족한 나를 남편으로 아빠로 불러주셔서 가정을 일구어가게 하심도 다시금 감사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