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이들이 티격태격 싸웁니다. 첫째 아이는 첫째 아이대로 둘째 아이는 둘째 아이대로 나름의 논리를 내세우며 항변합니다. 그렇습니다. 두 아이들이 이야기하는게 틀린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정말 바르고 선한 것은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공평하지 못해 또 싸웠습니다. 왜 똑같이 주어지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첫째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와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민이가 생각하는 공평은 무엇일까?"
"똑같이 가지는거에요. 동생이 계속 자기가 더 많이 가지려고 떼를 써요"
"그렇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구나. 아빠가 생각하기엔 진짜 공평한 건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이에게 겸손함에 대해 그리고 공평함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나봅니다. 저녁을 먹고 치즈케익을 후식으로 먹었습니다. 평소에는 동일하게 4등분을 하였지만 오늘은 4개의 크기를 다 다르게 잘랐습니다. 케익의 크기를 본 둘째가 울상입니다. 자기는 가장 작은 것을 먹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저는 먼저 가장 작은 케익을 선택해서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두번째로 작은 케익을 선택했습니다. 첫째 아이는 남은 두개의 케익 중에 더 작은 케익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둘째는 마지막으로 자기가 가장 큰 케익을 가지게 되었다고 웃으며 맛있게 먹습니다. 첫째 아이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민이가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생각하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구나! 우리 가족 모두 공평하게 케익을 먹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첫째 아이는 뿌듯하게 치즈케익을 먹었습니다. 평소에는 자기가 조금이라도 더 작은 걸 선택하게 되면 금새 속상해 하던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그러한 기색을 찾아 볼 수 없이 평온한 얼굴로 맛있게 케익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와 아내가 너무 똑같이 나눠주는 것이 공평한 것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동일하게 분배받는다고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 더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더 많이 가지게 되는 것이 공평한 사회이고 합리적인 사회입니다.
보이는 물질이 풍부하더라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으면 불공평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보이는게 아무리 작더라도 마음이 풍족하면 자족하는 마음이 가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덜 가지게 되더라도 이미 마음에 더 큰 것을 가지게 되었으니 많지 않은게 오히려 감사입니다. 나의 덜 가짐으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더 가지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미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가장 큰 선물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선물로 오신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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