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집에 가고 싶어!
뉴질랜드 처남집에 도착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아름다운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자연을 벗삼아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두 아들과 함께 타우랑가가 한눈에 보이는 마운트 망가누이에 트랙킹한 기억이 가장 추억에 남는다. 또한 3분만 차를 타고 나가면 메모리얼 파크라는 공원이 있는데 우리 아들들이 동네 놀이터로 인식하고 매일 가자고 하는 곳이다. 매일 1-2번은 가서 실컷 놀고 들어왔다. 단 일주일만 지났을 뿐인데 이미 오랜 기간동안 타우랑가에 살고 있었던 것처럼 익숙해졌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둘째 아들이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아빠, 집에 가고 싶어!" 그렇다. 이곳에 도착한 첫날부터 마치 우리집처럼 지낸 아들이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우리집처럼 지내는 곳은 맞지만 우리집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였던 것이다. 아들에게 말했다. "현준아, 우리집? 울산에 있는 우리집 말하는 거야?" "응, 우리집에 가고 싶어. 나 우리집이 좋아" "그런데 현준아, 울산에 있는 집에서 우리 이제 이사했잖아. 곧 오클랜드에 우리집이 생길거야" "아니, 나는 우리집에 가고 싶어"
매일 가지고 놀던 장난감. 매일 잠을 자던 그 방. 매일 식사를 하던 그 식탁. 매일 문을 열고 나가던 그 곳.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형과 서로 터치하려고 싸우던 그 곳. 집 앞을 나서면 언제든 뛰어 놀 수 있는 울산매곡교회. 바로 그 곳 우리집이 사라진지 20일이 지난 아들에겐 그 우리집이 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 우리집에 더 이상 갈 수 없다라고 어린 네 살 아들에게 자세한 설명도 못한체 이사해 왔지만 아들이 말한 집에 가고 싶어라는 소리를 들으니 미안해졌다.
둘째 현준이에겐 마음껏 놀 수 있는 장난감도 없고, 조금 욕심부려 가지고 놀면 사촌동생꺼니 함께 놀아야 된다라고 하는 말만 계속 듣다보니 바로 그 집 우리집에 가고 싶었던 것이다. 오늘 더 함께 놀아주고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이해해주었다. 어린 아들에겐 이 환경이 익숙지 않을텐데 무척 잘 놀고 있으니 아빠가 잘 적응한다고 오해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현준아, 곧 우리 집이 생길거야! 태어날때부터 지금까지 너의 일평생을 함께 했던 그 곳, 울산집은 아니지만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마음껏 점프할 수 있는,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는, 그 집이 곧 생길테니 기대하고 조금만 참으렴^^
아들의 편지 (0) | 2021.07.27 |
---|---|
엄마 누렁이 먹고 싶어! (0) | 2021.07.22 |
휴가를 보내며 너에게 보내는 편지 with family (0) | 2021.07.20 |
엄마, 근데 왜 '세가족'만 와? (0) | 2019.08.11 |
노아방주와 갈대상자 (1) | 2018.12.09 |